초기 이유식을 시작한 부모들이 가장 많이 고민하는 주제 중 하나는 바로 ‘간식을 줘도 괜찮을까?’입니다. 특히 아기의 건강과 발달에 민감한 시기인 만큼, 간식을 섣불리 도입하는 것이 혹시나 소화에 무리를 주거나 식사 습관을 해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많습니다. 본 글에서는 WHO(세계보건기구)의 이유식 및 간식 권장사항을 중심으로, 한국과 해외의 간식 도입 시기와 방식의 차이를 비교하고, 전문가가 제시하는 안전하고 바람직한 간식 도입 기준을 구체적으로 안내합니다.
WHO 권장사항으로 본 간식 도입 시기
세계보건기구(WHO)는 생후 6개월이 되면 아기에게 이유식을 시작할 것을 권고하고 있지만, 이는 곧바로 간식을 도입해도 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WHO는 초기 이유식 시기(6~8개월)에는 하루 2회의 주식 위주 식사를 먼저 안정적으로 정착시키는 것을 우선시하며, 간식은 그 이후인 중기~후기(9~12개월)에 도입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봅니다. 그 이유는 이 시기의 아기들은 아직 위장 기능이 미성숙하고, 다양한 식재료에 대한 반응도 예측하기 어려워 알레르기, 소화 불량, 영양 불균형의 위험이 높기 때문입니다. 실제 WHO 공식 자료에서도 간식은 영양 보충의 개념보다는 '필요한 경우'에 한해 '보조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또한 간식이 너무 일찍 도입되면 이유식 자체의 섭취량을 줄이게 되어 필수 영양소의 흡수를 방해할 수 있습니다. 특히 모유나 분유가 여전히 주요 에너지원으로 작용하는 초기 시기에는 아기의 위장 크기나 식사 리듬을 고려해야 하며, 간식으로 인해 포만감이 빨리 생기면 자연스럽게 수유량이 줄어드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WHO는 하루 3끼 이유식이 정착되고, 아기의 소화기능이 충분히 발달한 9~12개월 무렵부터 간식을 하루 1~2회 정도 도입하되, 간식 역시 식사의 일부로 계획적으로 제공할 것을 강조합니다. 이 기준을 따르는 것이 아기의 식습관 형성과 건강한 성장에 더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한국과 해외의 이유식 간식 기준 비교
한국에서는 간식 도입 시기에 대한 명확한 국가 기준이 존재하지 않지만, 대다수 소아과 전문의나 육아 전문가들은 WHO와 유사한 시점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는 생후 9개월 이후, 하루 세끼 이유식이 자리를 잡은 이후부터 떡뻥, 쌀과자, 찐 고구마 등의 부드럽고 알레르기 위험이 낮은 식품을 소량 제공하는 방식이 많습니다. 그러나 최근 SNS와 육아 카페 등에서 “초기에도 간단한 간식을 줘도 된다”는 잘못된 정보가 퍼지면서, 간식을 너무 이르게 시도하거나 시판 아기과자를 무분별하게 사용하는 사례도 늘고 있습니다. 이는 아기의 소화 부담을 높이고, 향후 식습관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반면, 미국은 간식과 식사를 명확히 구분하여 구성합니다. AAP(미국소아과학회)는 생후 9~12개월경부터 하루 두 번의 간식을 포함한 식단 구성을 권장하며, 간식은 에너지 보충과 영양 균형을 위한 전략적 수단으로 사용합니다. 특히 채소 스틱, 과일 조각, 요거트 등 자연식 위주의 간식을 권하며, 가공식품이나 설탕 함량이 높은 간식은 피할 것을 강조합니다. 일본은 '오야츠'라는 간식 문화가 전통적으로 존재하지만, 아기 간식의 경우 생후 9개월 이후부터 시도하며, 특히 알레르기 유발 식품에 대해서는 극도로 조심스럽게 접근하는 편입니다. 일본 아기 간식은 주로 찐 고구마, 말린 생선 스낵, 쌀가루로 만든 간단한 과자 등으로 구성되며, 성분 표시가 매우 엄격하여 부모들이 참고하기 좋습니다.
이처럼 각국의 기준은 육아 문화, 식재료 접근성, 국가 정책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나며, 가장 중요한 점은 해당 국가 기준에 무작정 따르기보다 내 아이의 성장 발달 상태, 소화 능력, 알레르기 반응 등을 고려해 간식 도입 시기를 조절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간식이 필요한 이유와 시기, 양에 대한 명확한 판단이 선행돼야 바람직한 육아 식단이 완성됩니다.
전문가가 말하는 안전한 간식 도입 기준
소아과 전문의와 유아 영양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강조하는 점은 간식 도입의 시기를 무조건적인 나이 기준으로 보지 말고, 아이의 식사 패턴과 발달 상태에 따라 결정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하루 세 번의 이유식을 꾸준히 섭취하고, 수유량이 일정하며, 다양한 식재료에 알레르기 반응 없이 잘 적응하고 있다면 생후 9개월 이전이라도 아주 소량의 간식이 가능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사례는 드물며, 대부분의 경우 9개월 이후부터 도입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전문가들은 안전한 간식 도입을 위해 몇 가지 조건을 제시합니다. 첫째, 간식은 무조건 자연식 위주로 구성되어야 하며, 시판 제품은 최소 12개월 이후에 도입하는 것이 좋습니다. 둘째, 간식은 하루 1~2회, 일정 시간에 정해진 양만 제공해야 하며, 배고프다고 수시로 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셋째, 간식의 목적은 ‘맛있는 것을 먹이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영양을 보완하고, 식사 사이의 공백을 건강하게 채우는 수단’이라는 점을 명확히 인식해야 합니다.
또한, 간식으로 자주 사용되는 떡뻥이나 쌀과자 등은 소금이나 당분이 첨가되지 않은 순수한 제품을 선택하고, 씹는 연습을 돕기 위한 부드러운 질감이어야 합니다. 일부 부모는 과일을 생으로 잘라 제공하기도 하나, 생과일은 씹는 능력이 미숙한 초기에는 기도로 넘어갈 위험이 있으므로 반드시 으깨거나 찌는 등의 조리를 해야 안전합니다. 전문가들은 특히 간식 도입 시에는 처음 며칠간 간식 하나를 단독으로 시도해 보고, 아기의 반응을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합니다. 이를 통해 알레르기 반응, 소화불량, 배변 패턴 변화를 빠르게 체크할 수 있으며, 잘 맞지 않는 간식은 즉시 중단해야 합니다. 간식은 보조 식품일 뿐, 절대 주식처럼 다뤄서는 안 됩니다. 이런 기본 원칙을 지켜야 아기의 건강과 올바른 식습관 형성에 도움이 됩니다.
초기 이유식 단계에서는 간식을 섣불리 도입하기보다는, 아기의 식사 리듬과 소화 능력, 영양 밸런스를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WHO와 각국 전문가들 역시 초기에는 간식을 피하고 이유식과 수유 중심의 식사를 권장합니다. 9개월 전후부터 아기의 상태를 점검하며 안전하게 간식을 도입하되, 자연식 위주로 구성하고, 정해진 시간과 양을 지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리 아이에게 맞는 식사 방식과 간식 기준을 꾸준히 관찰하며 조절해 나가는 것이 가장 현명한 육아 방법입니다.